0. 압구정 CGV 신관, BFFF 영상들이 상영되던 곳 복도에 마크 제이콥스 포토부스를 만들어 놨다. 마크 제이콥스가 그린 귀여운 미스마크 캐릭터로 만들어 놨는데 뜯어서 집에 가져가고 싶긴 하더라. 근데 그 앞에서 사진 찍긴 싫ㅋ어ㅋ.

사진 찍어서 바자 홈페이지엔가 올리면 마크제이콥스 아이템을 준다는데… 일단 마크 제이콥스 아이템을 걸치고 찍은 사진이 필요하겠지. 내 영역이 아니네요.

미스마크 티는 꽃보다 남자 드라마에서 금잔디(aka. 구혜선)이 입고 나와서 동대문 등지에서 금잔디 티라고 불리고 있고, 캐릭터 이름도 금잔디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야이년들아 니들 멋대로 캐릭터 이름 바꾸지마 ㅋㅋㅋ 마크 제이콥스가 들으면 뒷골 잡고 쓰러질 이야기. 골, 골드… 왓? 마더 퍼커?하면서.

0b. 그런데 걔 설정상 가난한 여자애 아니었나? 협찬이 마크 제이콥스였다니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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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욕이라는 건 말이다…가 아니라 패션이란 건 말이다… 옷 입는 거다. 패션 이야기가 나오면 꼭 “옷은 그저 활동하기 편하고 값만 싸면 최고다.”하면서 근본적으로 초를 치는 새끼들이 있는데 내 경험상 그런 새끼들이 군대 가면 고참 되서 자기 옷에 줄 잡고 전투화 광 나게 닦아서 간지 내놓으라고 밑에 애들 존나 괴롭히는 성향이 있다.  이왕 입을 거 좀 맘에 들고 입고 다니면 얼마나 좋냐. 동물의 왕국 보면 정글에 사는 녀석들도 자기 몸의 털 손질하던데 한낮 미물인 사람은 몸에 털이 부족하니 옷이라도 좀 갖춰 입고 그래야 하지 않겠냐?

2. BFFF : 바자 패션 필름 페스티벌을 통해 볼 수 있었던 영상들은 나에게 무척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경험이 되어 주었다.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정말 빡세게들 일하는구나 하는 거였다. 손이 부르트고 등이 굽는 고통을 감수하며 샤넬을 위한 리본을 만드는 할머니, 파리 캉봉가 거리를 조빠지게 왔다갔다하면서 구두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다시 만드는 구두장인, 자기가 타협할 때까지 스타일 화를 몇 장이나 그리고 Go 사인을 보낸 다음에도 고쳐야 한다 싶으면 다시 고치는 디자이너, 남들이 다 잘 되었다고 격려해 주지만 자기 마음에 안 드는 패션 쇼였다며 훌쩍이는 디자이너, 마치 게임회사의 라꾸라꾸 침대마냥 뉴욕의 루이비통 스튜디오에 놓인 간이침대를 돌아가며 잠을 나눠자는 스탭들, 쇼에 사용할 옷을 만들다가 바늘이 헛나가 엄지손가락을 찔러서 피가 튀자 그 피를 닦아내고, 옷을 재봉하면서 행운을 빌며 자기 머리카락을 한 올씩 집어넣는 스탭들, 패션쇼 모델용 퍼스트에이드키트(패션 쇼 도중 옷이 망가지거나 다쳤을 때 쓸 수 있는 비상용품들이 들어있다. 테이프, 밴드에이드, 탐폰 등등…)를 나눠들고 셀레브러티들이 준비될 때까지 무거운 옷을 걸쳐입고 하늘로 띄워놓는 힐을 신은 채 묵묵히 기다리는 모델들, 그저 비싸고 간지날 것만 같은 세계에는 빡세게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에서 패션 사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건 사회운동과 노동운동이 있었던 덕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흔히들 고가의 패션 아이템은 부르조아들의 전유물이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른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나 가질 수 있는 물건이니 인민의 입장에선 배척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하지만 프랑스 샤넬에서 일하는 할머니들의 모습과 LA코리아타운에서 재봉틀 앞에 붙박아 앉아 옷을 만드는 중국인 할머니들의 모습은 상당히 다르게 보인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누군가 “샤넬에서 일하는 사람이 무슨 노동자입니까!”하면서 발끈할지도 모른다. 그럼 그 사람들이 밤새고 손 다치면서 일하는 건 노동이 아니고 뭐냐. 패션쇼에 나갈 옷 만드느라 바늘에 손 찔리고 칼로 베는 건 산업재해도 아니라 이거냐? 노동자는 다른 의미가 있는 단어가 아니다. 일하는 사람이다. 혼자 잘난 녀석이 간지나게 이번 시즌엔 이런 이미지로 살려보겠어요 우흥 이러는 게 아니라 이런 아이디어를 결정한 거니까 다 같이 실체화시키자 하면서 작업을 하는 과정은 분명 노동이다.  이 영화들이 인기가 없다면… 아마 브랜드의 화려함이나 셀레브러티들의 가오를 볼 기회보다 실제적인 노동 과정을 보여주는 모습이 더 많아서 ‘그런 고생스러운 모습’을 볼 거라 생각하지 않은, 그리고 보고 싶지 않았던 명품 마니아들을 만족시켜주지 못 해서일 거란 생각도 든다.

그래서… 아마 한국의 브랜드는, 굳이 패션에 제한하지 않더라도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기 힘들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같은 나라에선 힘들겠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라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지. 흔히들 한국의 노동 문제는 한국이라는 나라와 정치인들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인들이 보통 가지고 있는 노동에 대한 인식 자체가 ‘아랫것들이 먹고 살려고 하는 불쌍한 짓’이란 개념이니 노동 문제가 항상 그 모양인 거다. 억대 연봉의 조종사가 파업한다고 귀족 노조의 파업이니 먹고 살 걱정도 없으면서 왜 파업을 하냐니 하는 걸 보면… 어디서부터가 문제일까? 교육에서부터 문제일까?

전미작가노조가 파업해서 미국 드라마, 미드들이 안 만들어진 적이 있었다. 그때 인간들 하는 소리가 “나쁜 새끼들, 왜 파업은 해가지고.”였다. 농담으로 그러는 인간도 있겠지. 그러나 농담을 보면 그 사람의 인격적 성숙함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왜 나쁜 새끼들이냐 작가는 다 남자냐? 작가라는 단어가 남성형 명사냐? 한국어가 무슨 프랑스어니?

한국인들이 미국의 작가노조의 파업을 지지한다면 그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어차피 꽁으로 다운로드나 받아보는 주제에 작가노조가 노동과 댓가의 문제로 파업하는 과정을 비난하는 건 정말 웃기는 일이다. 그런데 그런 웃기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게시판에 글이 올라오면 그러게 말이에요 -ㅅ-);; 리플이나 달리는 게 인터넷 정서다. 작가는 창조하는 직업이니 노동자가 아니라 이런 거다. 작가선생님은 노동자와 다르십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애들이 구성한 사회이며 국가이니 명품 브랜드의 핵심에 노동자가 있다는 발상도 어렵겠지.

3.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엔 좆같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 좆같은 모든 게 노동이다. 20대 여성이 아저씨 좆 빨아주고 돈 받는 것도 노동이고,20대 여성이 아저씨 좆 빨아주는 만화 그리는 것도 노동이고, 20대 여성이 아저씨 좆 빨아주는 현실을 비난하는 칼럼을 시사지에 기고하는 것도 노동이며, 20대 여성이 아저씨 좆 빤 다음에 입 헹구는 가그린을 만들고, 그 가그린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행위도 모두 노동이다. 살고 싶으면 현실을 인정해라.

자꾸 노동자를 불쌍한 사회 하층민 취급하고, ‘노동자가 아닌 우리’가 이해해주고 지지해줘야 할 대상 이따위로 생각하며 머리 위에서 놀려고 하지 마라.  이상하게 조합된 이론으로 노동운동은 빨간 겁니다 헤헤 이러면서 비껴나가려 하지도 말고. 뭐 이렇게 하지 말라는 게 많아. 내 앞날도 깜깜한데 씨발.

4. 아 쓸데없는 소리 하다보니 일하고 싶어졌다. 근질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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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mishel 09090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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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진님 블로그 거쳐서 놀러왔어요~

    9월 11th, 2009 at 10:30 오후

    거칠것 없이 써 내려가시는군요. ^^
    다만 미드 얘기에서 “새끼”에 대한 언급이 있으신데, 새끼가 남자에게 주로 쓰이는 욕이긴 하지만, 사실 남성형 명사라고 할 수는 없죠. 굳이 여자한테 쓰려면 못 쓸 것도 없는…;;

  2. [niMi]

    9월 11th, 2009 at 10:44 오후

    거쳐서 놀러오신 분 / 그러게요. 언제부턴가 그렇게 됐더라고요. 거참 신기한 일이죠.

  3. YuRi

    9월 21st, 2009 at 6:35 오전

    재범 포스트덕에 타고 흘러들어왔다가 BFFF에 대한 포스팅 읽고 감명받아갑니다. 특히 2번글.ㅎ 제가 패션계에서 한자리 하고 있으면 패션평론글을 부탁드리고 싶을정도네요. 패션잡지 에디터들 글보다 더 명쾌하십니다 그려. 저도 어떤 필름인지 너무 보고싶네요.

  4. [niMi]

    9월 21st, 2009 at 11:36 오전

    YuRi / 한 자리 하고 계시지 그러셨어요. 돈 좀 만지게…

    어떤 분인진 모르겠지만 영상 몇몇은 보셨으면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4 Respon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