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Config
Neutral.
1. 궁리.
고민고민하고 있다.
2.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고민했는데. 이제는 어쩌면 될까도 고민하고 있고.
3. 행동하지 않을 거면 까지 말라는 말은 별로 안 좋아한다. 내가 발로 만들어도 저거보단 잘 만들겠다-라던가 그렇게 잘 났으면 니가 만들어봐라 하는 식의 공방 말투를 싫어한다. 하지만 정말 말이 많다. 투표하는 인간보다 비판하고 비판하는 포스팅을 하는 인간들이 더 많고, 애플 제품을 사서 쓰는 인간보다 애플 제품을 까는 인간들이 더 많다. 맥이나 아이팟을 사지 않을 거면 까지도 말라고 말할 수는 없다. 절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 근데 많아도 너무 많다. 잘나봤자 얼마나 잘났냐 제발 잡스도 죽고 너네도 빨리 망해라 그런 심뽀가 보인다. 이 와중에 알량한 맥빠들은 역시 맥이 아니면 안되죠 이러고나 앉아있고. 한국에서 애플 제품을 쓰는 건 애플 제품을 둘러싼 온갖 잡소리를 이겨내야 한다는 정서적 극복감까지 추가로 요구한다. 정말 살기 힘들다. ‘호환성 없는 제품으로 감성 마케팅을 하는 회사’라는 머저리같은 소리는 이제 제발 집어치웠으면 좋겠지만 집어치울 리가 없지. 조선놈들은 근성이 썩어서 일류 국가가 안된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새벽의 좀비처럼 바글거리는데 머저리같은 소리가 어찌 줄어들겠어.
홍상수 감독님, 정말 옳으십니다.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아 정말 옳으십니다.
4. 일찍 자야지 일찍 자야지 하면서도 쉽게 침대에 누워 불을 끄지를 못 하겠다. 어릴 땐 에어리어 88 보면서 보리스의 에피소드를 막연히 멋있다고만 느꼈는데, 밤이 무서워 잠을 못 자는 그 심정을 어렴풋이 알게 되니 막막하기만 하다. 내일도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이력서를 쓰고 아무도 이해해 주지 않는 노력을 해야 하고,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프로세스에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다가오는 새벽 해가 무섭기만 하다. 그래서 잠자기가 무섭다.
5. 그래도 마약은 안 하니 어찌 아니 기특한가. 상줘야 해 씨발.
6. 3이랑 이어지는 이야기. 애플이란 회사가 지금의 위치와 미래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음원시장을 가꾸고 컨텐츠 시장과 기계와 사람을 연결하는 거대한 먹이사슬을 두텁게 하기 위해 쏟아붓는 정력이 얼마만큼인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그저 화려하고 비싼 기계에만 치중하는 한국인들이 그 회사를 논할 자격이 있는가? 단언컨데 난 그런 자격 없다고 본다. 무슨 프로그램을 사야 하는지 계산기를 두들기며 고민해보지도 않은 인간들이 음원을 팔기 위해 아이튠스를 만들고 영화와 드라마를 사보게 하기 위해 애플TV를 만들고 어플리케이션을 고민하며 휴대용 디바이스의 디자인을 고민하는 회사를 주가가 떨어지느니 이젠 애플 감수성도 예전같지 않군요 이딴 식으로 겉핥기 비난할 수는 없는 거다. 맥빠를 까는 건 즐겁다. 공인인증서 깔아볼 고민도 하지 않은 주제에 한국은 인터넷 후진국이니 어쩌니 하는 소리나 입에 달고 다니고 마이크로소프트 툴을 배울 생각도 안 하는 게으른 루저들을 조롱하는 건 기꺼이 앞장서야 할 유흥이다. 하지만 어느 회사나 가지고 있을 얼간이같은 면모를 조롱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저수준 까들을 보면 그런 년놈들하고 같은 한국말을 쓴다는 사실조차 창피하다.
niMishel 100128 0343.
0. 밝고 명랑한 기분은 아니지만 외출을 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외출형 외톨이니까. 얼마 전에 사람 만날 일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 나오기로 한 선량한 남자 K의 얼굴이 안 보여서 얘가 어이 안 나왔나 싶었다. 나중에 보니 몸이 아파 몸져 누웠다고. 날씨가 추우니 전혀 이상할 일은 없지.
0b. 이렇게 저렇게 돌아다니다가 새로 나온 책이 있나 찾아 보았더니 K가 번역한 만화책의 2권이 나왔다. 몸져 누워있는 K를 생각하며 만화책을 깊게 감상했다. 이거 웬지 완전히 간 사람을 그리워하는 간지인데 얼른 낫기를 바래서 쓰는 글이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죽은 듯이 골골대서야 되겠나.
1. 두발단정을 위해 머리가게를 찾아갔는데 담당 선생님도 몸져 누우셔서 그냥 집에 돌아와야 했다. 그냥 오기 뭐해서 서점에 갔다가 K가 번역한 만화책을 샀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아프고, 하루하루 밥이나 축내는 나같은 인간은 건강하다. 세상은 부조리하다.
2. 코지마 히데오 감독은 목소리가 참 애 같다. 양쪽 팬들은 인정 못 하겠지만 서태지하고 좀 닮은 구석이 있는 거 같다. 말라가지고 안경 써서 그런가? 하지만 서태지도 나이에 비해 좀 심하게 젊어보이고, 코지마 감독도 그 나이의 아저씨라곤 생각되지 않는 외모다. 그래서 시바타 아미 만화에선 유리가면 그림체로 그려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목소리도 그래서 앳딘건가. 하긴 저 얼굴에 신바시에서 서서 꼬치 궈먹는 아저씨 목소리가 나오면 그것도 참 깨는 일이지. 마츠다 류헤이랑 같이 찍은 사진 보니까 배우한테 밀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록폰기의 풍경을 등지고 햇살을 받으며 PSP로 게임을 나누는 두 셀레브러티의 모습이 참 훌륭하더라. 아마 소니가 기대했던 PSP 시장의 모습이 저런 비쥬얼이었겠지.
3. 지하철에 앉아서 수첩에 스케치하는데 내 주변에 서있던 중동 아저씨들이 날 보면서 뭐라 한참 떠들던데 뭐라고 했는지 궁금해 죽겠다. 기분이 살짝 나쁘긴 하지만(어쨌든 매너가 아니잖아) 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못 알아듣겠으니까 기분 나쁜 것보다 궁금이가 더 크다. 우리 궁금이가 이렇게 컸어요. 어이구 많이 컸다 군대 보내서 채소 먹고 빨갱이 잡아도 되겠네.
4. 군대 갔다온 거랑 애 낳는 거를 동급으로 치는 건 멍청한 년놈들이나 하는 짓이지만 그 두 행동(?)의 공통점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그 행동을 치룬 사람들 중 상당수가 오만해 진다는 것이다. 세상에 자기가 제일 힘든 일 해봤고 자기가 모든 문제의 해결점을 알고 있는 듯이 언행을 일삼는데 정말 꼴 사납다.
5. 조선일보 사이트 탑이나 신문 헤드라인을 보면 신문사 안에서 친박과 친이가 갈려서 매일매일 서로로 몰래몰래 업데이트하는 거 같다. 설마 편집장이 투 톱인 건 아니겠지… 4-4-2 시스템도 아니고… 누군가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했던데 내가 보기엔 둘 다 부패하고 분열한 것들끼리 뭐 나누고 지랄인지 모르겠다. 진보는 부패하지 않았으나 분열한다니 이 새끼들이 어디서 약을 팔아 ㅋㅋ.
6. 엄지공주가 가미유 비단의 엄지 손가락으로 태어났으면 고생 좀 했을 거다.
7. 점심을 격하게 볶아 먹었더니 방 안의 콩기름 냄새가 빠지질 않는다. 하루 종일 고소한 기분. 되도록 뉴스를 안 보려고 노력 중이다. 이런 분위기에 뉴스 봤다간 희로애락을 느껴야 할 타이밍에 꼬솝다는 기분만 느낄 거 같아서 두렵다.
niMishel 100112 2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