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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 – 액?
1. 우연찮은 만남.
밖에 나갔다가 사무실에 돌아와서 창 밖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삼각지 고가 위에 차가 한 대도 없고 사람들이 모여있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앞쪽을 보니 경찰들이 있었다. 무슨 일이지? 혹시 새벽에 있었던 일 때문에 용산구청 앞에서 시위를 하나 싶었다.
잠시 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구차가 고가도로 위를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조금 당황했다. 지금쯤은 수원에서 화장되고 있을건데… 나중에 인터넷을 들여다보니 길에서 조문객들에게 막혀서 일정이 굉장히 늦어졌다고 한다.

운구차 행렬을 볼 땐 당황스러워서 사진을 못 찍었고…
오늘 자주 보네요 무현이형;
인터넷을 보니 진압경찰이 운구행렬과 시민들 앞을 막고 못 가게 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다른 상황은 못 봤어도 삼각지 교차로의 안전상황 확보 때문에 매끄럽게 통행을 못 시켰겠지. 시간이 좀 걸리긴 했어도 못 가게 막은 건 아니지 않을까? 운구차 못 가게 막을 필요가 없는데 말이다.
시위대와 함께 이동하는 경찰도 교통, 정복 근무자, 시위진압 대비복장 등이 있고 운구차량 행렬 주변에는 유니폼들이 있는데 여기저기 올라오는 걸 보면 시위진압장비 갖춘 모습만 보인다. 욕하고 싶겠지. 욕 먹을만한 짓들도 많이 했고. 의도적으로 진압장비한 경찰 사진만 올리는 것도 있긴 하지만 방패랑 봉 들고 방석복 가슴에 근조 리본 붙이고 서있는 사진은 정말 블랙 유머의 정점에 도달한 이미지였다.
2. 긴 시간.
5시 좀 넘어서 찍은 사진을 파노라마 기능 걸어놓고 결과 나오는 거 기다렸더니 3시간이 넘게 걸리네. 역시 대용량 작업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나의 맥북…
Nimishel 09052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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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 – 영면
1. 의전.
28일 오후에 한남대교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교통경찰들이 굉장히 시시껄렁해 보이는 골목마다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단속을 하는 것 같지는 않고 누가 지나가나 싶었다.
시간이 지나자 경찰청 오토바이들이 보였다. 하얀 교통경찰 유니폼이 아닌 푸른색 기반의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었다. 본 기억이 있다. 용산참사 당시 순직한 고 김남훈 경사 영결식장에서 봤었다. 의전 경호를 주임무로 하는 경찰들이다. 그 뒤로 1, 2, 3, 4 번호를 붙인 검은색 세단들을 중심에 한 차량 행렬이 빠르게 지나갔다. ‘내일 영결식 예행연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9일 아침, 숙취로 지끈거리는 해골바가지의 입구를 벌리고 커피를 부어넣은 뒤 얼굴을 씻어내고 옷을 걸쳤다. YTN 뉴스를 보며 시청 앞의 분위기와 차량 행렬의 이동을 보았다. 봉하마을은 서울이랑 참 멀던데 새벽 5시에 발인을 하고 시속 100km로 서울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에 조금 감탄했고, 검찰에 송환되었을 때 코스와 대강 비슷하다는 말에 매우 통탄했다. 그야말로 죽음의 길이다.
쳐다보기도 싫은 시청광장이 개방되어 사람들이 녹색 잔디밭에 하나둘 모이는 광경을 보니 풀밭에 개나리꽃이 한 송이 두 송이씩 피어나는 것처럼 보였다-라고까지 말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난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로맨티스트는 아니다. 현장에 나와있는 기자와 스튜디오의 아나운서가 대화를 나누는데 여러차례에 걸쳐 자료화면으로 시청광장에서 경찰과 시민이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그에 대한 언급이 한 마디도 없었다. 보여줄 수는 있어도 말할 수는 없다는 건가? 사람에 따라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을 거다. 나중에 인터넷에 도는 다른 소식을 보니 대한문 앞 분향소에서 일어난 일로 추측되었다.
차량행렬이 양재를 지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밖으로 나갔다. 한남대교 앞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차량 행렬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지나갔다. 전날의 예행연습대로 에스코트 경찰 오토바이와 경찰차에 이어 고인의 사진을 올린 운구차가 지나갔고 그 뒤로 경호차량과 가족 등의 사람들이 탄 차가 따라 지나갔다. 경찰 기동대 버스 한 대도 따라갔는데 안에 탄 대원들이 좌석에 앉은 채 각을 잡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밖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해서라도 각진 자세를 취할 수 밖에 없겠지만 전의경 악습 중의 하나인 버스 안에서 각잡기가 생각나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어느 부대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봉하마을 경비근무에 임해왔던 502 전경대가 아닐까 싶다.
고인의 운구차를 만난 후 TV를 보았다. 시청 앞으로 갈까 생각도 해봤지만 관두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진행을 맡았던 김제동이 사회를 보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면적 당 로맨티스트 비율이 극도로 높은 곳에서 호흡하고 싶지도 않았다.
잘 가요 형. 형은 저에게 정치인을 지지하는 방법, 좋아하는 사람이 하는 일에 반대하는 방법, 가족을 껴안아주는 방법, 그리고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 가르쳐주었던 사람이었고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내가 앞으로 이런저런 일을 할 때마다 자주 생각날 거 같네요.
Nimishel 090529 1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