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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자전거를 타고 갈대가 우거진 한강변의 오돌토돌한 길을 달리다가 들어보지 못한 음악 소리에 깜짝 놀란 일이 있다.
그 날은 지독하게 안타깝고 애절한 기분으로 몸을 학대하던 날이었는데 뒷바퀴에 체인이 감기는 소리 사이로 바람이 엉켜 지나가는 흐름을 따라 멍청해지고싶은 기분을 그 음악이 한 순간에 레모네이드의 기적처럼 야무지게 만들어 줬다.

안타깝고 애틋한 기분은 그대로였지만 말이지.

유튜브에서 뮤직 비디오를 찾아 보았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풍경이 떠올라 마음에 쏙 든다. 응, 마치 지금도 핸들에 팔을 걸쳐놓고 고개를 쭉 쳐들어서 궁들러케 떠있는 구름을 쳐다보는 기분이구만.

나중에 집에 와서 이게 먼 음악인가 찾아봤더니 언젠가 iTMS Japan에서 이주의 싱글로 무료다운받았던 곡이었다. 이래서 iTMS가 좋아. 매주 뭔가 하나씩 선물을 받는 기분이거든.

Handsomeboy Technique의 앨범은 2200엔이다. 요즘 iTMS 카드가 없어서 노래를 못 사듣는다. 한국의 음원 판매 사이트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있는 거 같다. 그래서 나는 항상 “Beside The Fountain”만 삥삥 돌려듣는다.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다녀본지도 한 달이 넘은 거 같다. 슬슬 다시 자전거로 멍청이가 될 때가 된 거 같으니 노래를 새로 채워놔야 겠다.

Nimishel 090822 1936

0. Config

Disco – ㅠ ㅁ ㅠ

1. Disco 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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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쳐박혀서 세상 탓이나 하던 히키코모리 시절에 가장 많이 봤던 건 인터넷 화면과 케이블TV 화면이었다. 항상 그 둘을 틀어놓고 그 앞에 앉아 뭔가를 쳐먹고 있었지. 잘 때가 되면 침대에 가서 이불을 덮고 케이블TV 화면을 보다가 잠들곤 했다.

그렇게 케이블TV를 틀어놓고 자다가 깨면 본 적도 없는 영상이 나올 때도 있고 들어본 적이 없는 음악이 나올 때도 있었다.

자다가 내 마음을 긁어주는 소리에 눈을 떠보면 화면에선 누군가 죽어가고 있거나 방아쇠를 당기고 있거나 젖통을 빨아대고 있었다.

혹은, 들어본 적이 없는 음악이 그 음악에 맞춰 만들어진 영상과 함께 흘러나오기도 했다.

자다 부시시, 우연찮게 만난 프로모션 비디오에서 뮤지션과 곡을 찾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프로모션 비디오가 끝날 때 쯤이면 화면 구석에 데이터 텍스트가 나오기도 하는데 그걸 놓칠 때도 있고 그게 안 나올 때도 있다.

다음날 정신을 차리고는 어떻게든 그 음악이 뭔지 알아내겠다고 방송 편성표를 추적하거나 구글 검색창에 기억나는 가사를 쑤셔넣고 지리산에서 남부군 찾아대듯 여기저기 들쑤셔댔다.

그러다가 성과가 있기도 했다. 잠결에 만난 감각적인 프로모 비디오가 프란츠 퍼디난즈의 Take me out임을 알았고 앨범을 챙겨 사게 됐다.

http://www.youtube.com/watch?v=x_9GR9kdZ3o

자다깨서 저런 영상을 봤으니 도저히 잊을 수가 없지. -_-

하지만 도저히 누군지 못 알아낼 때도 있었다. 가끔 기운을 내서 기억의 끄트머리를 잡아 쑤셔봐도 헛탕만 칠 때가 많았고 아쉬운대로 그냥 살아가자 마음먹어야 했다. 음악 좀 못 듣는다고 바로 죽는 건 아니니까.

그러다가 얼마 전 MBC FM의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다시 못 찾았던 노래를 찾았다. 철수형 고마워요 어흑.

내가 몇년째 찾던 그 노래는 Pulp의 Disco 2000이었다.

http://www.youtube.com/watch?v=jddGaZ26Rwg

다시 찾고보니… 기쁘다. 정말 기쁘다.

그런데 가사가 대체 왜 저 모양이야. ㅠㅠ

2. 웬지 클럽이 땡기는데.

저런 노래 안 나오잖아. 안될거야 아마.

Nimishel 09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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